소람이는 배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할아버지와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마을 전설인 '검은 나라'이야기를 들은 소람이와 아이들은 마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던 중 마을에 낯선 사람이 찾아오고, '금관 가야'의 전설이 묻힌 왕산을 개발한다면서 포크레인을 끌고 들어온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한다. 개발을 외치며 자연을 망가뜨리는 어른들의 모습에 휩쓸리지 않고, 마을을 주체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의 활약이 호쾌하게 펼쳐지고, 중간중간 흐르는 옛이야기들은 동화의 서정성을 더욱 강화시킨다.어험! 에, 내가 여러분만할 때 들은 얘기가 하나 있데이.우리 마을 구두봉에 내려오는 전설이구마.저 쪽 들머리하고 바닷가 중간에 볼록한 왕산이 있재?그 왕산이 원래 구두봉인기라.발에 신는 구두가 아니고 거북이 머리라는 말이라.거북이 머리처럼 생겼으니까네.흠! 하주 옛날 옛날 이었재.그 때는 나라가 쪼매 쪼매했는데, 여기는 '검은나라'였데이.우두머리 왕은 다른 사람보다 강했지만, 그 힘이 멀리까지 뻗치지는 못할 때라.나라 사이에 금도 없어서 맘대로 들락날락했재.나라끼리는 땅을 서로 차지할라꼬 툭하면 싸웠데이.-본문 p.20 중에서

뒤로 감춘 손
옛날 구두봉에서
우리의 왕산
깽이다!
십 년 만에 온 친구
마을이 술렁술렁
구두봉을 파헤치다
살아나는 검은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