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까이에 있기에 오히려 더 모르는 한강. 한강에 살고 있는 민물고기들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는 책이다. 한강 상류에 살고 있는 어종 뿐만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붕어', '누치'에서부터 쉽게 만나기 어려운 '흰수마자', '새미' 등 서울 한강에 살고 있는 거의 모든 물고기들을 망라해서 보여준다.

약 50여 종의 물고기들이 등장하며 그 중 20여 종은 각 챕터의 주인공으로 좀 더 자세하게 소개된다. 단순하지만 물고기들의 특징을 잘 잡아낸 그림이 인상적. 우리 곁에 살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물고기들의 생김새 및 특징 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의 이해 또한 자연스럽게 돕는다.

그동안 토종 어종을 몰살시키는 무법자 정도로만 인식되던 외래종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새롭다. 외래종을 들여온 것도 사실은 사람들이라는 것. 그렇기에 외래종을 마구 죽여 없앨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과 조건을 예전의 상태대로 회복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렇게 되면 전에 보이지 않던 토종 물고기들의 수가 늘면서 자연스레 외래종과도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한가지 보너스. 겉표지를 펼치면 재미난 한강 지도가 나오게 해서 물고기들의 집인 한강에 대해서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 다른 면에는 본문에서 만난 물고기들이 등장하여 물고기에 대한 정보를 한 번 더 주어 물고기를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잉어 이야기를 하다보니 슬픈 기억이 떠오르는군. 몇 년 전 봄에 중랑천 하류에서 잉어들이 떼죽음을 당했어. 잉어들이 그 떼죽음 속에서도 살려고 물 밖으로 주둥이를 내밀고 숨을 쉬는데 그 때 헬리콥터가 나타나서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 그런데 잉어들이 왜 그렇게 떼죽음을 당했는지 아니? 어처구니없게도 사람들이 비가 오는 틈을 타 중랑천에 쓰레기를 마구 버려 강물이 오염되어 그렇다는구나.연우야. 우리 붕어들은 참 이해할 수 없구나.어떤 사람들은 쓰레기를 마구 버려 잉어들을 죽게 만들더니 또 어떤 사람들은 잉어들을 살리려고 헬리콥터까지 동원하고 말이야.한강이 맑아져서 우리 물고기들이 잘 살 수 있으면 그게 어디 우리 물고기들에게만 좋은 일이겠니? 사람도 물고기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에 보자~ - 본문 41쪽에서

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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