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제라도 오롱이조롱이라는 말처럼, 유난히 성장발달이 빠른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말도 걸음마도 느린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늦된 아이들을 주변의 어른들은 곧잘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염려에도 끄덕 없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은 한결같은 부모님의 사랑과 신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은 유난히 늦되지만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성장해 가는 아기 오리 루비와 루비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루비도 마침내 날았어요!

강가 작은 둥지에 엄마 오리와 아빠 오리가 살고 있습니다. 엄마 오리는 새로 태어난 다섯 개의 알을 밤낮으로 정성껏 품었고 마침내 알들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루퍼스, 로리, 로지, 레베카까지 네 마리 오리는 무사히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오지요. 하지만 마지막에 남은 다섯 번째 알은 도무지 깰 기미가 안 보입니다. 아빠 오리는 이 막내 오리가 과연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까 걱정하지만 엄마 오리는 때가 되면 깰 거라고 얘기하고, 과연 그 말대로 마지막 다섯 번째 알도 깨어납니다. 엄마 아빠는 막내 오리에게 루비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줍니다.
처음부터 성장이 늦었던 루비는 먹이를 먹는 것도, 헤엄을 치는 것도, 하늘을 나는 것도 모두 다른 형제들보다 늦습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루비를 믿고 격려해 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루비는 누구보다도 멀리, 높이 하늘을 날 수 있게 되고 멋진 어른으로 자라갑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그리고 멋지게 자라 가는 루비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줄 것입니다.

옛날 옛날, 어느 호숫가 작은 둥지에 오리 두 마리가 살았어요.
엄마 오리, 그리고 아빠 오리였지요.
둥지 안에는 알이 다섯 개 있었어요.
엄마 오리는 알을 따뜻하게 품고 있었어요.

하지만 다섯 번째 알은 깨어나지 않았어요.
"이 알이 정말 깨어날 수 있을까?"
"깨어날 거예요, 때가 되면……."
엄마 오리가 말했어요.

그런데 루비는 더 멀리 날았어요.
강 위로, 나무 위로 높이 날아올랐어요.
루비는 어디든지 마음껏 날아갈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