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모든 것이 투명한 유리몸을 통해 보이는 유리 소녀 지젤의 이야기. 지젤이 어렸을 때는 모든 사람이 지젤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좋아했다. 하지만 소녀가 자람에 따라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복잡한 생각과 부정적인 마음이 여과없이 보여지자 사람들은 지젤을 멀리한다.

트레이싱 종이를 사용한 독특한 장치의 일러스트가 돋보인다. 인간이 가진 어두운 면과 밝은 면 가운데, 어두운 면을 배척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비꼬면서, 인간 사이에 소통은 과연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하는 철학 동화다. 어릴 때 배웠던 정직과 솔직에 대해 다시금 되씹게 한다.유리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생각이 물 속의 병처럼 머릿속을 떠다니다가, 허공의 풍선처럼 머릿속에 그대로 매달려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펼쳐져 있는 책을 보듯 누구라도 유리 소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유리 소녀 지젤에게 조그만 문제라도 생기면 유리 소녀의 머릿속을 뒤져보기만 하면 됐어요. 조금이라도 언짢아하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유리 소녀의 마음을 달래 줄 수 있었어요. 어렸을 때 유리 소녀를 이해하는 일이 아주 쉬워 보였지요.-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