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브라우닝이 정리한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새롭게 각색된 글과 독특한 그림으로 만난다. 쥐 떼가 온 마을을 밤낮없이 휘젓고 다니는 하멜른에 기묘하게 생긴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말한다.

사나이는 피리를 불어 쥐들을 모두 없애주지만, 급한 일이 해결된 마을 사람들은 심술궂게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화가 난 피리 부는 사나이는 마을의 가장 소중한 보물, 돈으로도 살 수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들을 피리 소리로 유혹해 데리고 가버린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줄거리를 기억하고 있지만, 로버트 홀든이 각색한 리듬감 넘치는 글은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드라호스 자크의 세밀한 펜화 그림은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를 오가며 기묘한 그림들을 펼쳐보인다. 쥐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약속을 저버리게 만드는 욕심이라는 것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