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반드시 의도된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글을 모르는 아이라 할지라도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혼자 보면서 웃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고개를 꺄우뚱거리며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글자없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주변에서 흔히 겪는일, 낯익은 물건들, 친근한 동물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즐거운 놀이, 친구와 가족 또는 사회적 관계,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기 실린 많은 이야기는 아이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자 없는 그림책] 첫째 권은 아이들이 글자 없는 그림책을 보면서 고정 관념의 틀을 깨고 ‘발상의 전환’을 경험하게 하기 위한 의도로 기획되었다. 즉, 아이들이 강요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치는 데 자그마한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졌다.

이러한 기획의도가 부모와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글자 없는 그림책 첫째 권은 그림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발행 4개월 만에 5쇄까지 발행하였다.
[글자 없는 그림책] 둘째 권에는 아이들의 심리를 그대로 표현한 ‘내가 만약 동생이라면’, ‘내가 만약 엄마라면’, ‘내가 만약 선생님이라면’ 시리즈와 공해로 찌든 지구를 살리기 위해 아이들이 달을 닦고 있는 모습을 그린 ‘달 닦으러 가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선물받았던 커다란 곰이 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작아지는 모습을 그린 ‘작아지는 곰’ 등 전체적으로 아이들에게 친근감 있고 따뜻한 내용들을 담았다.

[글자 없는 그림책] 셋째 권은 첫째 권과 둘째 권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작업을 하였다. 셋째 권은 아이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잠들기 위해 전기불을 끄는 모습이 담긴 속표지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낮에는 아이에게 시달리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놀이기구로 이용되었던 토끼인형, 곰인형 등의 동물들은 아이가 잠자리에 들자 자신들만의 시간을 즐겁게 보낸다. 예를들면‘야, 줄 맞춰’, ‘마법의 양탄자’, ‘코끼리 때문에’, ‘내 모습이 어때서’, ‘이제 헤어질 시간’ 등. 하지만 아침에 해가 뜨면 아이 방에는 밤새 신나게 놀던 동물들이 자신들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 있다. 아이는 한밤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