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안데르센 상 수상자인 우리 오를레브의 창작동화. 편견에 사로잡혀 참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털실로 뜬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는 기발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느 작은 마을에 찾아온 할머니는 살 집을 찾지 못하자 뜨개질바늘과 털실을 꺼내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하나 뜬다. 아픈 발을 위해 슬리퍼부터 시작한 뜨개질은 슬리퍼를 놓을 카펫, 카펫을 놓을 마룻바닥, 그리고 침대, 베개와 시트 등을 뜨면서 점차 아름다운 집이 되어 간다.

이윽고 집을 완성한 할머니는 정말 소중한 아이 두 명을 뜬다. 그리고 이 귀여운 아이들에게 마음까지 떠서 넣어준 후 학교에 보내려고 하자 학교는 이 '털실로 뜬 아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화가 난 할머니는 동사무소와 정부로 가서 따지지만, 아무도 이 아이를 받아주지 않는다.

할머니가 뜬 집과 아이들의 소문을 듣고 관광객이 몰려들자 마을 유지들은 그때서야 부랴부랴 할머니가 뜬 집을 유치시키려고 노력하지만 할머니는 털실을 모두 풀러 어디론가 가버린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이어지는 과정도 정말 기발하지만, 그 이야기를 감싸안는 따뜻한 털실의 느낌을 잘 살려낸 오라 에이탄의 섬세한 그림이 잘 어우러졌다.

이 책은 털실로 만든 아이가 살아 움직이고, 학교에 다닌다는 신기한 이야기를 전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작 눈길이 가는 것은 다른 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삽화들과 할머니 뜨개질 순서 같은 것들. 삽화들은 할머니의 모습부터 뜨개질해 완성해낸 사물들을 더없이 따뜻한 느낌으로 전달하고, 할머니의 뜨개질 순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건축물공사보다 더 치밀하다.할머니는 불을 살짝 껐어요.폭신폭신한 털실과 잠의 실로또각또각 또각또각편안한 꿈을 떠서아이들 침대 속에 넣어 주었지요.